사(詞) : 복산자·불시애풍진(卜算子·不是愛風塵)

엄예(嚴蘂, ? ~ 1207)





不是愛風塵(불시애풍진)
풍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요

似被前緣誤(사피전연오)
전생의 연이 잘못이었던 듯 해요

花落花開自有時(화락화개자유시)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은 다 때가 있고요

​總賴東君主(총뢰동군주)
결국 봄의 신에게 달렸어요

去也終須去(거야종수거)
가야 한다면 결국 가야겠지요

住也如何住(주야여하주)
머뭇거리며 어찌 머무르려 하나요?

若得山花插滿頭(약득산화삽만두)
만약 산 꽃을 얻어 머리 가득 꽂았다면

莫問奴歸處(막문노귀처)
소인 가는 곳을 묻지 마세요




風塵(풍진) : 현생
東君主(동군주) : 봄의 신
若得山花插滿頭
산에 피는 꽃을 꽂는다 => 시골의 평범한 여인으로 지냄

엄예(嚴蕊, ? ~ 1207)
남송(南宋)의 여류 시인
절강(浙江) 지역에서 기녀(妓女)로 활동하였고, 당대 문인 우문신(吳文英), 정식(鄭燮) 등으로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음.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죽은 비극적 인물
전해지는 작품은 많지 않으나, 사(詞)의 정미한 아름다움으로 높이 평가됨

송나라 때 태수에게 인정받던 관청 소속의 한 기녀가 태수와 사이가 나쁜 상급 감찰관에 의해 음란죄로 옥에 갇혀 고초를 당했다.
그 감찰관이 떠난 후 후임 관리[악비(岳飛)의 아들 악림(岳霖)]가 그녀를 불쌍히 여겨 호소할 기회를 주었을 때, 그녀가 심정을 토로한 노래의 일부.
험한 세상에서의 과거를 잊고 평범한 민간 여인으로서 새로운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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