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詞) : 서학선(瑞鶴仙 · 雁霜寒透幕)






雁霜寒透幕(안상한투막)
기러기는 서리 찬 밤길을 날고
장막엔 한기 스며드네.

正護月雲輕, 嫩冰猶薄(정호월운경, 눈빙유박)
달 감싼 구름 가볍게 흘러
시냇물 얼음 아직은 얇다.

溪奩照梳掠, 想含香弄粉(계렴조소략 상함향농분)
맑은 물 거울 삼아 단장하나
향기도 분도 쉽게 못 닮을

豔妝難學(염장난학)
봄 매화 고운 그 자태여

玉肌瘦弱(옥기수약)
옥빛 몸 연약하여 떨릴 듯해

更重重, 龍綃襯著(경중중, 용초친저)
겹고운 비단 둘러 감싸고,

倚東風, 一笑嫣然(기동풍, 일소언연)
봄바람에 기대어, 미소 한 번 머금으니,

轉盼萬花羞落(전반만화수락)
만 가지 꽃도 부끄러워 진다.

寂寞, 家山何在(적막 가산하재)
적막하구나, 고향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雪後園林, 水邊樓閣(설후원림 수변누각)
눈 그친 뜰엔 쓸쓸한 그림자,
물가의 누각엔 바람만 지난다.

瑤池舊約, 鱗鴻更仗誰托?(요지구약 인홍갱장수탁)
요지의 약속 예전엔 있었으나
기러기 띄울 편지도 없고 맡길 곳조차 사라졌구나.

粉蝶兒, 只解尋桃覓柳(분접아 지해심도멱류)
나비는 복사꽃 버들만 찾고

開遍南枝未覺(개편남지미각)
남쪽 가지에 매화가 활짝 핀 줄도 모른다.

但傷心, 冷落黃昏(단상심 냉락황혼)
다만 상심스러울 뿐,
저무는 황혼은 더욱 차갑고,

數聲畫角(삭성화각)
멀리 들려오는 나팔 소리만 외롭게 울린다.




장르: 사(詞) — 북송·남송 시대의 정형 시가
조식(調式): 瑞鶴仙(서학선)
주제: 매화의 기품과 고독, 자신(혹은 충절의 상징)과 겹쳐지는 자아의 비애
특징: 몽환적이고 우아한 묘사, 절제된 슬픔, 고고한 미의식

작품의 핵심 주제
이 사는 하나의 매화(梅)를 중심으로 세계를 그려내지만,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니라 시인의 처지, 고독, 충절, 불우한 시대에 대한 한(恨)이 은근히 담겨 있다.

댓글 쓰기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