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詞) : 여몽령(如夢令·昨夜雨疏風驟)



昨夜雨疏風驟 (작야우소풍취)
어젯밤에 비도 흩뿌리고
바람도 거셌는데

濃睡不消殘酒 (농수불소잔주)
깊은 잠 이루고도
술기운은 사그라지지 않네

​試問捲簾人 (시문권렴인)
주렴을 걷는 아이에게
짐짓 물어보니

却道海棠依舊 (각도해당의구)
해당화는 어제와 같이 여전하다네

知否知否 (지부지부)
그럴리가, 그럴리가

應是綠肥紅瘦 (응시록비홍수)
초록은 더 짙어졌을지라도
붉은 꽃은 져버린 게 분명하리니





제목의 ‘如夢令’은 곡조 명이며, 본 작품은 그 조를 빌려 일상적 장면 속에 정서를 담은 ‘소형 사(詞)’임. 전체 33자 정도의 아주 짧은 형식이지만, 감정과 이미지가 풍부한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한 편의 사(詞)를 통해 화자는 단순한 풍경 묘사나 정원 풍경을 그리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 청춘의 소멸, 그리고 아련한 여운을 담아냈다.

綠肥紅瘦라는 표현은 “잎이 무성하고 꽃은 적어졌다” 란 뜻으로, 꽃이 지고 녹음이 우거지는 변화 속에서 무언가가 사라져간다는 감각을 준다
오늘날에도 자주 인용되며, 특히 “좋았던 시절이 지나가고 변화가 왔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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